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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일 영국의 런던 남서부 지역인 길포드(Guilford)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이 근처 동물연구시설인 퍼브라이트 (Pirbright)에서 누출된 것이라는 것이 거의 확실해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초기조사보고서에서 길포드 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계통이 퍼브라이트에 위치한 국립가축보건연구소(Institute of Animal Health)와 생명공학회사인 미리얼(Merial)사가 최근에 백신개발을 위해 사용한 바이러스의 계통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또한 많은 정부기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국립가축보건연구소에 대한 최근 연구비 삭감은 연구활동 자체를 지체시키고 시설의 노후화를 촉진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구제역 발생에 대해 미리얼 사측은 “연구상 안전과 환경보호문제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IAH 측도 어떠한 안전상의 문제발생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바이러스의 확산은 연구자들의 연구 이용을 위해 사용되는 바이러스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구제역 발생에 대한 조사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지만 만일 이 바이러스가 안전한 실험실에서 외부로 누출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곳의 연구원들과 엔지니어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것이라고 런던의 화학공학연구소(Institute of Chemical Engineer)의 생명공학엔지니어인 키스 플럼(Keith Plumb)은 주장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공기순환시스템이나 폐기물 또는 내부자에 의해 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수도로 배출되는 폐기물은 방출되기 전에 스팀처리나 화학처리를 통해 살균처리된다. 예를 들어 부압공기시스템의 필터가 손상을 입었을 경우 바이러스가 외부로 누출될 수 있다. 현재 실험실 연구자들은 완전히 가운으로 온 몸을 가리고 눈만 노출되며 공기차단시스템을 통해 실험실에 들어갈 수 있다. 실험실을 벗어나면 가운을 벗고 어떤 오염물질이라도 제거할 수 있도록 샤워를 하도록 되어 있다. 만일 샤워를 할 시간이 없었다면 바이러스가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플럼 박사는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종류의 문제들이 자주 실험실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2001년에 미국에서 일어난 탄저균(anthrax) 공격은 바이오안전(biosecurity)의 문제를 일깨우는 출발점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생물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자 또는 침입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위험한 생물학적 물질을 배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에 런던과 글라스고우에서 발생한 실패한 테러리스트 공격은 이 계획에 가담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사들이었다는 사실이 충격을 준 바 있다. 영국과 국제 규제당국은 현재 실험실 안전이 적절한가와 어떻게 규제안을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찾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바이러스학 교수인 옌스 쿤(Jens Kuhn)은 “바이오안전은 아직도 너무 느슨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몇 개의 생물학적 물질을 연구하는 실험실에 대해서는 가장 엄격한 규제안이 적용된다. 에볼라 바이러스와 해조류의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색시톡신(saxitoxin), 구제역 바이러스와 조류독감은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현재 이들 바이오안전을 위한 방안으로 감시인, 출입문 검사, 생물측정법 및 폐쇄저장소 등의 방안이 포함된다. 또한 목록조사와 IT시스템은 평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위험한 물질에 대한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보건복지부(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DHHS)는 대학실험실에서 이들 통제물질에 대한 안전이 심각하게 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는 2002년 11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발견되었으며 이후 2004년 15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1개 대학연구소는 사고나 의도적으로 위험물질을 잃어버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여섯 개 대학에서 민감한 실험실에 대한 전자키와 같은 출입통제문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세 개 대학에서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연구원에 대한 교육이 제공되지 않거나 문서화되지 않았다. DHHS 측은 이러한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지만 아직도 생물학 실험실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엑시터 대학(University of Exeter)의 바이오안전 전문가인 브라이언 래퍼트(Brian Rappert)는 “물리학과 같은 분야와 달리 생물학자들은 최근에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래퍼트 박사는 영국 브래드포드 대학(University of Bradford)의 국제안보학 교수인 말콤 단도(Malcolm Dando)와 함께 바이오안전에 대한 세미나를 조직하고 있다. 그들은 이 세미나에 참가하고 있는 1,600명의 생물학자들은 바이오안전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다고 주장했다. 단도 교수는 “우리는 극히 소수의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안전문제 의식에 대한 부재는 규제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물학자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샌디아 국립연구소(Sandia National Laboratories)의 국제생물학위협 제거를 위한 프로그램(International Biological Threat Reduction Programme)의 매니저인 레이놀즈 살레르노 (Raynolds Salerno)는 국제사회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위험한 생물학 물질이나 독성물질을 연구소에서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명공학계는 이들 기술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사용될 위험에 대해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바이오안전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 7월 유럽연합 상임위원회는 바이오방어태세(biopreparedness)에 대한 보고서에서 “일부에서는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안전망에 구멍이 뚫려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전증명을 받은 연구자 수의 제한이나 대학수준에서의 바이오안전에 대한 의무적인 수업코스 및 연구자들이 이 문제에 대한 행동수칙 등이 제안되었다. 이미 존재하는 규제들에 의한 부담으로 인해 연구자들은 좀더 많은 규정들이 연구활동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쿤은 “좀더 강력한 규정은 연구결과의 손상을 가져온다. 매년 이 문제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이러한 규정안을 만드는 사람들은 과학자들의 자문을 구하지 않는다.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오랫동안 다루어왔고 그래서 성공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반면에 생물학자들은 연구비 신청과 서류작성에 부가하여 또 하나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yesKISTI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