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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열대 우림에 살고 있는 밝은 색깔의 개구리들은 포식자들에게 잡혀먹힐 것이라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 개구리 피부 속에 있는 강력한 스테로이드성 독소인 (-)-batrachotoxin 덕분이다. 원주민들은 입으로 부는 화살촉 끝에 사용하는 독을 이 개구리를 잡아서 얻어왔다. 양서류에게 주어지는 이 개구리의 이름은 lsquo;독 다트 개구리(poison dart frogs)이다. 심장과 신경계에 유독한(-)-batrachotoxin은 전압 게이트형(Vote gated) 나트륨 이온 채널 막 단백질을 강제로 열게 만드는 작용제(agonist)이다. 이 화합물의 이런 속성 때문에 심장 건강과 통증 인식에 중요한 이들 채널 막 단백질을 연구하는데 유용한 생화학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Phyllobates 속과의 개구리가 멸종 위기에 놓이면서, (-)-batrachotoxin의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스탠포드 화학자들이 개발한 (-)-batrachotoxin의 24단계 비대칭 합성 방법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연구로 이 분자 뿐 아니라, 새로운 유사체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이를 이용한 생물학 탐침 또는 약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 (Science 2016, DOI: 10.1126/science.aag2981). 이번 연구를 주도한 Justin Du Bois 박사는 ldquo;Batrachotoxin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채널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화학 물질로, 이것이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다. 채널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보다 지적이고 싶었다 rsquo;라고 말했다. 연구팀은(-)-batrachotoxin처럼 채널을 단순히 켜는 대신에, 조명 스위치처럼 채널 막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를 만들고 싶었다 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Du Bois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은 융합된 고리 시스템을 결합하는 라디칼 반응이 특징이다. 기존 합성법은 (-)-batrachotoxin 합성하는데40단계가 걸렸다면, 이번 연구는 24단계로 합성 과정을 대폭 단축시켰고, 무엇보다도 치환체를 전략적으로 첨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팀은 상당히 간단한 빌딩 블록에서(-)-batrachotoxin을 합성할 수 있었기에, 이것의 거울상체인(+)-batrachotoxin도 쉽게 합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놀라운 사실은 거울상체인 (+)-batrachotoxin도 천연 독소가 채널 막 단백질에 결합하는 장소에 동일하게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고, 더 놀라운 것은 천연 독소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연구팀은(+)-batrachotoxin은 나트륨 채널을 차단하는 길항제 역할을 한다고 보고했다. 미국 칼텍(Caltech), 천연물 합성 전문가인 Sarah Reisman 박사는 ldquo;이번 연구가 생물학적인 연구가 어려운 것을 화학 합성을 통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예 rdquo;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성질체의 특성을 밝힌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