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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 지하 실험실에서 얇은 와이어 메쉬 몇 가닥이 물이 담긴 컵 바닥에서 마치 미세한 리본 댄스를 추는 것처럼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펜 뚜껑 크기의 이 메쉬는 살아 있는 쥐의 두뇌에 주사되어 개별 신경세포를 안전하게 자극할 수 있고 세포의 행동을 1년 이상 측정할 수 있는 등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전자두뇌 인터페이스는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 환자에게 필수적인 장비가 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두뇌의 일부 신경세포군의 사멸로 인해 통제할 수 없는 경련과 떨림이 생기는 병이다. 이 지역에 전기 충격을 가하면 살아 있는 세포를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고 파킨슨 증후군을 중단시킬 수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이와 같은 전기적 치료는 뇌 심부 자극(DBS)라고 불린다. 하지만 단단하고 조밀한 전극을 두뇌에 심어야 하는 등 심한 제약이 따른다. 두뇌와 같은 부드러운 조직과 크게 다른 이물질로 인해 삽입 후 4주만 지나도 흉터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 전극을 세포 내에서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계속 전기를 공급하여 신경세포를 자극해야 한다. 이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임플란트를 교체하기 위한 추가 수술이 있어야 한다. 하버드 대학에서 화학 및 나노물질을 연구하는 찰스 리버는 두뇌 자체와 매우 유사한 전도성 두뇌 인터페이스를 구상하고 있다. 마치 단백질과 액체가 통과하는 공간을 이용하여 신경망에 연결된 신경세포들처럼 구부러지는 메쉬 전자장비를 이용하여 신경세포를 압박하는 대신 그 안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매우 유연한 메쉬는 폴리머 층 사이에 금으로 만든 와이어가 연결된 것으로 주사기에 들어갈 수 있게 말 수 있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수술이 필요한 임플란트 대신에 간단하게 주사할 수 있다. 메쉬의 일부는 두뇌에 만든 천공을 통해 외부 컴퓨터와 전원에 연결되어 전기충격을 가하고 신경세포 활동을 측정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 외부 장치도 신체에 삽입하여 메쉬를 통제하고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장치는 파킨슨병 외에도 많은 분야에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 모든 두뇌에 작용하여 부작용을 유발하는 약물 치료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우울증과 조현병을 치료할 수 있다. 현재 연구팀은 간질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나노기술과 뇌과학이 결합할 때 기존에 치료가 힘들었던 신경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술이나 부작용이 많은 약물을 피하고 환자의 상태를 적은 비용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