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1. 개요 1984년 영국의 유전학자 알렉 제프리 박사로부터 시작된 DNA 감식이 어느덧 35년의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과학기술 분야는 실로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특히 4차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인터넷, 컴퓨터 기술과 인공지능은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 큰 영향을 주었고, DNA 감식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세포 복제, CRISPR 유전자 가위, NGS, 개인유전체분석, 정밀의학 등 혁명적인 발전이 있었다. 우리는 지금 명실상부한 생물학의 시대를 맞고 있다. 초기 VNTR 마커를 이용한 DNA 감식은 STR 마커의 이용과 형광염색 시약의 개발을 통해 현재 20개 이상의 STR 마커를 다중증폭(Multiplex PCR)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Slab gel 전기영동은 마이크로어레이를 이용한 전기영동으로 발전해왔고, 대량의 시료를 빠른 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995년 영국에서 시작된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는 수사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았다. DNA 감식이 법과학의 혁명적 사건이었다면,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DNA 감식 분야의 혁명이었다. 1991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DNA 감식 역사도 그리 짧은 것은 아니다. 2010년부터는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고, 2015년에는 살인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없어졌다. 2000년 이후 발생한 미제 사건에서 확보한 DNA를 재분석해 DNA-DB에 수록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일치하는 범인을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19년 9월, 영구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았다. DNA 감식 기술의 발전과 DNA 데이터베이스 덕분이었다.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아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들에서 DNA만 확보되어 있다면, 용의자를 추정하거나 용의자의 수를 축소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생물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후성유전학적 연구, 특히 DNA 메틸화분석을 통해 인체 분비물과 조직의 유래, 범인의 나이, 그리고 흡연 등 생활습관까지도 추정할 수 있다. 다양한 SNPs 분석을 통해 범인의 생물지리학적 조상 정보, 외향 특성(EVCs, Externally Visible Characteristics), 그리고 기타 고유한 개인 특성들을 추정할 수 있다. 최근에는 DNA 분석을 통해 범인의 얼굴을 그리는, 소위 “DNA 몽타주”까지 등장해 미국 등에서는 실제로 미제 사건 해결에 결정적 도움을 주고 있다. 크기가 작고 분석 과정이 자동화된 분석 장비가 개발되어 이제는 범죄 현장이나 경찰서 사무실에서 쉽고 빠르게 DNA 감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IS 지도자 알 바그다디의 신원확인에도 현장 신속 DNA 감식장비(Rapid DNA)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험실 기반의 법과학과 범죄현장과학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DNA 감식 실험실에서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는 극미량 또는 혼합된 분석 결과의 해석일 것이다. AI(인공지능)를 비롯한 ICT 기술의 도움은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DNA 감식 기술은 더욱 민감하고, 더욱 빠르고, 더욱 많은 정보를 얻는 방향으로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한편 우리가 DNA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수록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등 법적, 윤리적 논쟁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영화 같은 DNA 감식 기술이 가져올 영향은 예측하기도 어렵다. ** 원문은 파일 다운받기를 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