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nbsp; nbsp;이 글은 한국과학사 전개에서 고구려 벽화자료가 지니는 학술적 의의를 높이고, 벽화 속에 묘사된 과학기술의 면모를 다양한 측면으로 개진한 것이다. 고구려인의 일상에서 구현된 생활과학기술 사례로, 지렛대 원리를 응용한 고구려의 용두레 우물이나 연자방아 기술 등이 주목되었고, 종이와 간책 등 서책의 사용과 필묵의 발달은 고구려의 문자문명과 기술 측면을 심화시켜주었다. 비록 신화도상이긴 하나 제륜신, 제철신, 야장신, 마재신 등은 철기시대의 기술문명신으로서 고구려 사회의 제철문화, 제조문화를 일러주는 중요 지표였고, 벼이삭으로 농신을 상징한 신농신화와 불씨를 쥐거나 불을 발명하는 모습의 수신신화는 고구려의 농경기술 측면을 드러내는 주요 지표들이었다. 이들 생활문명신에다 일신과 월신의 결합 및 인간사회의 제왕을 상징한 천왕도 등은 천문우주의 천체학 관찰에서 지상인류의 문명발달이 전개되고, 다시 인간사회의 문화발전을 야기하는 것임을 잘 보여주는 삼단 문명우주론의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nbsp; nbsp;또한 고구려 벽화에 대폭 그려진 수레그림과 대행렬도는 고구려 사회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축력을 활용한 교통기술, 곧 수레문화가 매우 발달하였음을 시사하였다. 그리고 수레의 원활한 통행을 위한 포장도로의 개설, 너비 400m나 되는 평양 대동강에 9m 폭의 목조대교 건설 등을 통해 교통과학기술의 발달 측면을 읽을 수 있었다. nbsp; nbsp;고구려 벽화가 보여주는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무엇보다 다채롭고 다양한 천문학 관련 사료가 잔뜩 담겨 있어 고구려의 천문과학 수준과 면모를 크게 제고케 한다는 점이었다. 입체적인 토성을 비롯한 오행성의 묘사, 사방위 별자리의 성립, 천체 관측의 회전축인 북극삼성 별자리의 묘사, 적도 주변의 28수 기명 별자리 그림 등은 고구려 자체의 천체 관측과 천문학 발달을 긴요하게 심화시키는 중요한 자료들이었다. 앞으로 유물학적 과학기술 측면의 연구가 활발히 개진되어 인문학과 이공학 간의 학제적 융합연구가 더욱 요청될 만하다 전망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