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nbsp; nbsp;본 연구는 최한기(1803-1877)의 인물감평 이론을 체계화하고 이를 통해 현대 사회심리학적 대인지각의 이론적 지평을 넓히는데 목적이 있다. 최한기의 인물감평론은 유가의 지인知人과 관상가의 상인相人을 그가 세운 기학의 토대 위에서 정립한 것이다. 그가 인물감평 이론을 통해 전개한 감평의 영역과 차원, 감평요인에 대한 정치한 논의는 현대 사회심리학 발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많다. 최한기의 인물감평 이론이 사회심리학적 대인지각 이론에 주는 함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nbsp; nbsp; 첫째, 사회심리학적 대인지각 방법이 대체로 주관적인 심적 기제에 의존하는 반면, 최한기의 인물평가 방법은 다섯 가지 감평요인과 조작 가능한 보조 요인 등을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평가체계를 이루었다. nbsp; nbsp; 둘째, 최한기는 인물감평의 주체를 심학적 마음(心)이 아니라 기적 존재인 신기神氣로 상정함으로써 대인지각 개념을 마음의 지각에 한정하지 않고 몸의 지각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이로써 인식주체로서의 마음과 객체로서의 몸의 경계를 허물고 마음과 몸을 일통시키는 기학적 감평이론을 제시할 수 있었다. nbsp; nbsp; 셋째, 최한기는 인물감평을 용모나 행위에 한정하지 않고 심층의 형질기와 운화기를 헤아려야 한다고 함으로써 감평의 심층적 토대를 밝혔다. 형질기와 운화기에 근거한 평가는 심층적이면서 동시에 우주론적 근거를 갖는 평가라 할 수 있다. nbsp; nbsp; 넷째, 최한기는 인물감평의 최종적 준적을 인도로 파악함으로써 평가의 규범적 성격을 강조했다. 이는 사회심리학적 평가가 최종적으로 호악도好惡度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는 점과 대비된다. nbsp; nbsp; 다섯째, 사회심리학적 대인지각이 '성격분석적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면, 최한기는 인물평가의 토대로서 기품과 같은 항상적 요인을 강조함으로써 그의 인물감평법은 '미래예언적 평가'의 성격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nbsp; nbsp; 여섯째, 사회심리학의 대인지각이 현실적응과 통제의 기능을 갖는다면 최한기의 인물감평은 도덕 수행적 기능을 중시한다. 최한기에 있어서 인물감평은 곧 수기의 일이며 결국 천인일통의 평천하의 사회를 건설하는 일과 상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