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한국,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는 일반 서민계층에서 민간화(民間畵)가 성행하였다. 그 중에 대표적인 길상문자도(吉祥文字圖)와 함께 표현방식은 다소 다르나, 보다 조형화한 다양한 양식의 문자도가 있다. 이들은 17세기 이후인 명말청초(明末淸初)대에 중국 각 지에서 유행하던 연화 양식이 주변국으로 건너가면서 각 국가의 고유한 정서를 담은 특색 있는 양식으로 발전한다. 한문자를 제재로 한 이들 연화나 문자도는 이미지를 문자화하거나 문자를 이미지화하여 제작된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론적인 道'를 눈에 보이는 선과 형태로 조형화하여 나타낸 작품이라 하겠다. 문자를 소재로 한 이같은 상징체계는 표의성을 대표로 하는 한자문화권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나라마다 독특한 양식은 당시 민간의 다양한 생활문화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오늘날에도 연구 대상이 될 만하다. 특히 21세기 세계의 관성이 문화로 집약되고 있는 현질에 비추어 볼 때, 전통 생활문화의 하나로서 문자도가 갖는 가치는 낮게 평가할 수 없다. 우리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의 문자도 문화를 가지고 있었기에 더욱 남다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오늘날 한자문화권의 문자도 양식의 비교를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으로써 우리의 문화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