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1920년대 중반 마르크스주의 사상이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계급 개념은 한국 민족성이란 개념을 강화시켜주면서도 동시에 이 개념에 도전하는 모순적인 영향을 주었다. 마르크스주의적 계급 개념은, 한편으로 한국 민족성을 더 한층 본질화했던 문화 민족주의 진영을 탄생케 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지구 자본주의의 초-민족적/국가적 구조에 근거해서 구성된 마르크스주의적 계급 개념은 계급의 이질성을 민족성과 연결시키기도 하고 분리시키기도 하는 단속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논자는 한국 민족성이란 언어, 의복, 관습 그리고 정신과 행동의 경향 등과 같은 수행적 지점들에 속하는 문화적 표준들의 종합이며, 이는 1900년대 이후 한국에서 인종과 민족에 대한 의사-생물학적인 개념들과 밀접히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이 논문은 상대적으로 주변적인 계기라 할 수 있는 것, 즉 20년대 후반과 30년대에 나온 식민지 한국 소설에서 표명되는 민족 경계의 횡단의 계기들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민족적 일탈의 계기들은 한국인성의 퇴적을 외부로 드러내고, 동시에 한국 민족성의 인용 가능성 자체를 드러낸다. 이 논문은 두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거기에서 문화 민족주의 진영에 의한 민족성과 계급의 표명 내용을 마르크스주의 작품에서의 내용과 대조한다. 문화 민족주의 진영을 다루면서, 필자는 두 개의 재현적인 농촌 소설, 이광수의 『흙』과 심훈의 『상록수』를 조명한다. 이 논문의 나머지 절반에서는 마르크스주의와 좌파 경향의 진영에서 나온 광범위한 텍스트들을 다룬다. 문화 민족주의적 작품들이 민족성의 수행성을 상류층 사람들과 지식인들에게 한정시키고 있다면, 좌파 작품들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유동적이고 유연한 민족 정체성의 지점을 점유할 동기 부여와 잠재성에 대해서 보다 급진적인 그림을 그려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