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본 논문은 칸트와 베르그손의 윤리이론을 그들이 취하고 있는 존재론적 기초 위에서 천착함으로써 윤리학의 근본원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지평과 확장할 수 있는 한계를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윤리학을 이루는 근본이념은 의무와 정의이다. 칸트의 도덕론은 그의 비판철학을 존재론적으로 완성하는 본질적인 측면이다. 즉 그의 도덕론은 그가 『순수이성 비판』에서 도해한 인간존재의 실존적 구조에 정당성을 제공한다. 칸트의 도덕론의 특징은 도덕적 행동의 법칙은 선험적 이성으로부터 그것의 자연적 합법적 형식을 부여받는 다는 것이다. 도덕 법칙은 모든 합리적인 존재에게 있어서 이성의 a priori한 법칙이다. 그것은 도덕 법칙이 당위로 표현된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순수 실천 이성의 법칙은 합리적이면서 동시에 감성적인 실존적 인간에게 '명령법'의 형태로 나타나며, 이것이 의무를 설명하는 칸트의 방식이다. 베르그손의 도덕론은 『창조적 진화』에서 제시한 생명이론에 근거하여 전개된다. 베르그손은 칸트와 달리 '의무'와 '정의'가 발생적 근원을 달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체를 형성하는 생명적 현상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베르그손에 있어서 '의무'의 근원은 사회를 구성하는 생명적 원리에 있다. 의무의 감정은 사회의 유기적 통일성에 귀속되려는 생물학적 본성이 지성의 방향으로 진화한 인류에게 나타난 의식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따라서 도덕적 의무는 '합리적 자아'와 '감성적 자아'의 갈등에서 발생하는 정서가 아니라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가 갈등 하고 밀착하는 과정에서 반성과 이성이라는 요소가 혼합되어 생겨난 정서이다. 베르그손에 있어서 '정의'의 이념은 칸트에서처럼 이성의 보편적 법칙 속에 함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성 이상의' 사랑의 원리에 의해 점진적으로 보편적 평등 개념으로 발전해가는 것이다. 즉 베르그손은 생명의 현실태적 존재방식에서 닫힌 도덕과 닫힌 종교의 근원인 '의무'의 근원을 설명한다면, 생명의 원천에 동화되는 생명의 잠재태적 존재방식에서 열린 도덕과 열린종교의 근원인 '사랑'을 도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