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에 활동한 시바 코오칸은 화가(畵家) 출신의 양학계열(洋學系列) 사상가로서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피지배계층의 생존권ㆍ생활권의 보호 및 공동체적 국가발전의 정치목표를 가지고 당시 일본이 처한 대내외적 위기상황을 사상ㆍ정책적으로 극복하려 했던 혁신적 개혁사상가였다. 그는 난학(蘭學)의 습득과 그것을 피지배계층에 교육ㆍ계몽하여 소위 '아래로부터의 개혁'에 주력한 인물이었다. 특히 욕구주체로서의 인간성 규정 개체성의 인정과 부각, 그리고 자연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상대적 인식론 등 그의 국가개혁론의 이론적 기초는 인간 본연의 자유성과 독자성, 그리고 개체간 관계의 평등성을 주장한 것으로서, 일본에서의 자유ㆍ평등의식의 발전에 있어서의 시바 코오칸 국가개혁론의 사상사적 가치를 잘 보여준 것이었다. 시바 코오칸 국가가혁론의 또 다른 두드러진 특징은 그의 인식론의 토대를 이루는 개체의 자유성과 개체간 평등성이 난학으로 대표되는 신지식(新知識)을 통하여 더욱 공고화되었다는 점이다. 즉 시바 코오칸이 난학으로부터 흡수한 신지식, 구체적으로 해부학(解剖學)을 중심으로 한 의학(醫學)적 지식은 인식론적 차원에서의 인간의 본연적ㆍ기능적 평등성을 과학적ㆍ실증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지리 및 천문학적 지식은 개체의 독자성과 상대적 평등성을 입증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시바 코오칸의 국가개혁론은 근세 일본정치사상사에서 동아시아 전통사상과 난학의 유입과 수용을 통한 형성된 신지식이 결합되어 위기극복의 정책대안으로 표출되는 양상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